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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의 영화글쓰기

부산을 위한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by 쌍차쌍조 202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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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 온 편지>(2023.김민주)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제작 지원을 받아 부산 출신 스태프와 배우가 50% 이상으로 구성되어 촬영한 영화입니다.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교토 출신의 엄마(화자)와 세 딸의 일상이 섬세하게 조율된 첫 장편영화 데뷔작입니다.
 

 

이 영화는 1990년생 부산 출신 김민주 감독의 첫 장편 영화입니다. 감독은 <취업의 정석>(2014),<Teach Me>(2016),<김희선>(2018)의 단편 영화를 연출했습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는 데뷔작으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되었으며 프랑스, 스페인, 런던, 오사카 등 해외 영화제에서도 초청 및 수상하며 호평받는 첫 작품입니다. 102분 분량의 이 작품은 부산 영도가 배경이며 가족과 기억, 땅에 얽힌 정서, 세대간 화해와 공감을 서사로 합니다.
과거 일본 교토 출생인 엄마(화자)가 부산 영도에서 세 자매(혜진,혜영,혜주)를 키우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둘째 혜영이 서울에서 한 동안 일하다 고향 부산을 방문하고, 고향집에서 엄마의 일본어로 된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엄마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며, 자식들은 각자의 삶과 고민에서 출발하지만 편지를 통해 엄마의 과거를 차근차근 듣게 됩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는 영화의 플롯

<교토에서 온 편지>의 제목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서사 구조, 곧 플롯을 상징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합니다. 이 영화에서 플롯은 흩어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서로 다른 세 자매의 개별적인 삶의 단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조직하는 내적 질서입니다. 각 딸이 겪는 감정의 격정, 서울에서 등단 실패 후 고향으로 돌아온 혜영, 고향 삶에 지친 첫째, 춤을 추고 싶지만 가족에게 감추는 이들을 ‘교토에서 온 편지’는 연결하며 감정의 인과성을 부여하는 서사의 축이 됩니다.
영화 이론에서 말하는 플롯은 사건들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인물과 사건 사이에 ‘왜 그 일이 벌어졌는가’를 성립시키는 서사적 원인들의 배열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편지는 단순한 과거 회상의 도구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딸들이 엄마의 시간에 접근하게 하고, 서로의 고백을 이끌어내는 구조적 연결점입니다. 편지라는 물성 안에는 엄마가 오래 감추고 있었던 사랑과 기억이 잠재되어 있었고, 그것이 발화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결국 영화는 한 장의 편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삶에서 멀어진 세 자매를 서서히 다시 모이게 하며, 이들이 기억과 감정의 시간 속으로 회귀하고, 엄마의 고향과 마주함으로써 각자의 삶을 다시 사유하게 만드는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편지’는 플롯이 되었고, 엄마의 고향인 교토는 이야기의 도착점이 아닌 출발점이 됩니다. 그러므로 이 영화의 제목은 곧 영화의 구조를 암시하며, ‘교토에서 온 편지’는 이야기의 중심축이자, 모든 장면을 감정적으로 연결하는 인과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엄마 화자는 우리의 엄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자식들을 키우며 추억이 깃든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고 만져보며 그 시간들을 회상하며 그림움을 달랬을 엄마입니다. 그러나 화자는 정작 자신의 어린 시절의 고향과 엄마를 50년이나 묻어두어야 했고 치매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엄마가 묻어두어야 했던 고향, 엄마는 영화 속에서 교토에서 온 편지로 은유됩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를 둘째 딸에 의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엄마의 그리움을 실체적으로 만질 수 있게 됩니다. 딸들의 추억만을 만지며 살아오던 화자에게 엄마와의 추억을 만져보게 되는 것입니다. 화자는 영도 바닷가를 바라보며 고향을 떠올렸고 쪽발이 새끼라고 따돌림도 많이 당했다고 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화자의 회상은 직접적인 플래시백 이미지 없이 현재 시범의 바다 영도와 함께 배치됩니다. 이는 플래시백보다 비선형적 시간 구성을 따르는 몽타주적 서사 방식입니다. 보드웰은 이를 비정합적 내레이션과 시각 이미지의 병치라 부르며 관객이 말과 영상의 간극을 스스로 채우도록 유도하는 열린 의미 작용이라 설명합니다. 이 장면에서 바다는 화자의 시점, 엄마의 내면을 반영합니다. 실제로 교토는 등장하지 않지만 화자가 바다를 보며 고향을 느낀다는 설정은 시각적으로 대체된 고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는 외부의 풍경이 인물의 감정을 투영하거나 은유하는 장면 구성 방식으로 심리적 심점화라 부릅니다. 영상은 현재 영도, 대사는 과거 교토라는 시간의 불일치를 통해 기억의 층위를 복합적으로 구성합니다. 이는 보이는 것과 말해지는 것 사이의 어긋남을 통해 서사의 다층적 의미를 형성하는 기법으로 특히 기억이나 트라우마를 다룰 때 자주 사용됩니다. 영도 바다는 배경이 아니라 엄마의 기억과 고향을 은유하는 공간입니다. 교토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고도, 바다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림움과 상실감이 전달되는 방식은 공간의 정서적 상징화입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는 함부로 꺼내기 어려운 말을 직접 말하지 않고도 충분히 들을 수 있도록 연출한 영화입니다. 엄마 화자는 50년을 묻어두었던 과거, 일본 출생을 숨겨야 했던 고향을 기억을 바다를 통해 꺼냅니다. 그 기억은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의 정서적 여진처럼 스크린에 남았습니다. 영화는 화자에게 치매라는 병을 부여함으로써, 그 말하지 못한 과거를 드러낼 수 있는 통로를 엽니다. 사회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꺼내기 어려웠던 일본과 한국의 감정을 꺼낼 수 있는 시간을 연출합니다. 혜영과 거실창의 방풍작업을 하며 자세히 몰랐던 엄마 화자의 과거를 말합니다. 
"엄마, 어렸을 때는 쪽발이 피 섞인거 알 억수로 싫어했거든, 그래서 아버지가 학교 가면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어. 차별 받든다고." 이 대사 한마디에는 엄마의 50년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타자화, 혼혈에 대한 혐오, 그리고 가족 안의 침묵된 역사를 한순간에 드러내는 핵심 텍스트입니다. 이 장면은 식민 잔재에 대한 집단 무의식적 적대감으로 인한 한 세대가 감당해야 했던 고통을 조명합니다. 동시에 영화는 그 고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첫째 딸과 가까워지는 외국인 노동자 표도르의 존재, 배려 없이 관계했던 재벌가의 연인, 둘째 딸의 3년간 남자 친구와의 결별, 막내 혜주가 위급한 상황에 도망치는 오빠에 대한 분노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 타자화, 관계속에서의 권력 문제를 은근하게 끌어냅니다. 
 

 

 

엄마의 치매, 딸들의 좌절된 꿈의 서사

영화의 플롯은 이야기를 어떻게 배열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영화의 시간 흐름이 현재에서 과거로 점프하거나, 인물 중심으로 장면을 재배열할 때 그것은 플롯의 재구성입니다. 이 영화에서 교토에서 온 편지는 모든 장면과 감정, 과거 회상들을 끌어당기는 중심 고리입니다. 잊힌 역사와 감정을 이야기 속으로 불러오는 매개이자 구조적 장치입니다. 
반면, 영화의 서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설명하는 기본적 구성입니다. 엄마의 치매, 딸들의 어려움(등단 실패, 연애 실패, 춤에 대한 갈망 등) 세 자매의 감정 변화는 이 영화의 핵심 서사입니다. 
내러티브는 플롯이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풀롯과 서사가 함께 작동해 의미와 정서를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흐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교토에 실제로 다녀오는 여행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단지 물리적 여정이 아니라 감정의 순례입니다. 기억의 회복, 이해와 용서, 자기 정체성의 발견이 교토행 여정을 통해 내러티브적 정점으로 수렴됩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는 2024년 백델데이에서 영화부문 백델초이스 10에 선정되었습니다. 백델데이는 창작 콘텐츠 내에서 성평등과 여성의 목소리를 평가하는 행사로 매년 7가지 기준으로 영화를 심사합니다. 2024년 백델초이스 10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선보인 한국영화 108편 시리즈 91편을 대상으로 예심과 본심을 통해 선정되었습니다. 

  • 교토에서 온 편지
  • 너와 나
  • 물비늘
  • 밀수
  • 비밀의 언덕
  • 소풍
  • 시민덕희
  • 정순
  • 지옥만세

<교토에서 온 편지>는 심사위원들이 일상에 묻힌 식민주의와 근대화의 역사 가려졌던 존재들을 화면위로 길어 올린 작품이라면 평단의 호평을 전했습니다. 특히 혼혈, 치매, 여성의 삶, 차별 없는 관계와 같은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작품 서사에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선정은 영화가 가족 드라마를 넘어 한국 사회의 역사적, 사회적 구조와 여성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백델초이스 7가지의 기준에 어떻게 부합했는지 분석해봅니다.
 
1. 이름 있는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 나올 것: 영화에는 엄마(화자)와 세 자매 첫째(혜진), 둘째(혜영), 셋째(혜주)가 등장합니다. 모두 이름이 명확히 언급되며 독립된 성격과 서사를 지닌 인물들입니다.
 
2. 여성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세 자매는 서로의 일상, 감정, 꿈, 가족 문제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합니다. 특히 엄마와 둘째 혜영이 나누는 치매,혼혈,고향, 편지에 대한 대화는 이 영화의 핵심 대사이며 감정의 축입니다.
 
3. 이들의 대화 소재나 주제가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만이 아닐 것: 영화 속 여성들 간 대화는 엄마의 과거, 교토, 삶의 의미, 가족 관계, 기억, 편지 등으로 다층적입니다. 혜영과 엄마의 대화중 어릴 때는 쪽발이 피 섞이면 억수로 싫어했거든의 대사는 정체성, 차별, 침묵된 역사에 관한 대화이며, 세 자매는 각자의 꿈, 상처,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눕니다.
 
4.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 김민주 감독은 이 작품의 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이 영화는 여성 창작자의 시선으로 구성되었습니다.
 
5.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여성 주인공의 비중이 동등할 것: 이 영화는 엄마와 세 딸의 이야기로 여성 중심 4인의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남성 캐릭터는 주변 인물로 등장하며 주제와 중심 갈등을 주도하지 않습니다.
 
6. 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엄마는 쪽발이라고 불렸던 혼혈 여성으로서 차별을 받아왔고 이 영화는 그 차별을 비판적으로 서사화합니다. 첫째 딸과 관계를 맺는 외국인 노동자 표도르는 소외된 존재지만 영화는 그를 인간적으로 묘사하며 연대와 이해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7.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이 영화의 여성들은 희생적인 어머니상이나 연애에 집착하는 여성이라는 전형을 벗어납니다. 엄마는 치매와 기억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의 고유한 이력을 보여줍니다. 둘째, 혜영은 문학의 길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창작자로서의 욕망을 가진 여성입니다. 셋째, 혜주는 자신의 감정과 춤이라는 욕망을 따라가려는 주체적 존재입니다.
 
이 영화는 조용하고 섬세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여성의 역사, 기억, 목소리, 타자성에 대한 윤리적 시선이 촘촘이 배어 있습니다. 특히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여성의 고정된 틀,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한 주체적인 인물로 그렸습니다. 여성 캐릭터가 복잡한 내면, 다양한 욕망, 결정하는 힘, 변화하는 인간으로 그려졌으며 남자 주인공을 도와주는 역활이나 관계의 수동적 대상으로 머물지 않도록 연출되었습니다. 
 

교토에 다녀오는 여정 감정의 회복 과정

<교토에서 온 편지>는 김민주 감독의 자전적인 서사를 기반으로 둔 영화입니다. 감독의 외할머니가 일본 여성이었고 실제 한국에서 살아 온 엄마의 이야기를 다큐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부산이 고향인 배우 차미경, 한채아, 한선화가 주연을 맡았으며 부산 출신이거나 부산에서 활동중인 스태프와 조단역 배우들이 참여해 지역특색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떠난 사람, 돌아온 사람, 새롭게 정착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감독 부모님의 실제 과거가 허구의 서사에 감정적으로 투영되어 만들었지만 모티브는 어머니가 일본에서 부산으로 이주한 혼혈 가정이라는 점, 기억을 치매로 잃어가는 구조입니다. 
감독은 영도의 바다 풍경, 사투리, 공간의 분위기를 모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실히 구현했습니다. 영도라는 배경을 장르물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말한 감독은 자신이 살아온 그곳을 있는 그대로 영화화하려 했습니다. 
김민주 감독의 실제 출생지와 성장 배경, 외할머니의 혼혈 및 이주 경험, 세 자매의 삶의 궤적 등은 모두 영화의 서사 구조 안에 감정적 모티브로 반영되었습니다. 
떠나는 사람 - 남은 사람 - 돌아온 사람이라는 구조는 감독 개인의 삶을 세 인물 서사로 확장한 방식입니다. 첫째 혜진은 재벌 남자친구와 이별하며 감정의 균열을 겪지만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표도로와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감정과 시선을 배웁니다. 자신의 일상에 정착하면서도, 억눌린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인물이며 지역을 지키는 여성의 얼굴입니다. 둘째 혜영은 돌아온 사람으로 서울에서 작가로 등단을 준비하다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인물입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엄마의 편지, 치매, 고향의 기억과 부딪히는 서사의 중심인물이며 감독의 자화상이 투영되었습니다. 셋째 혜주는 떠난 사람으로 자신의 꿈 춤을 추기 위해 서울로 이주합니다. 베란다 밖을 내다보며 언니와 통화에서 서울은 바다가 보이지 않는게 이상하다고 합니다. 혜주에게 바다는 물리적 풍경이 아니라 감정적 중심이엇습니다. 영도에서 자라며 매일 보던 바다는 그에게 익숙함, 위안, 정체성을 구성하던 배경입니다. 바다가 안 보인다는 대사에는 낯선 공간에 혼자 있고 정서적으로 단절되어 있다는 감정의 은유입니다. 혜주는 떠난 사람이지만 아직 떠나는 데도, 도착하는 데도 성공하지 못한 정체성의 과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 장면은 자기 삶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어야 자유롭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나를 확장할 미래의 불안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또 한사람 엄마의 반려친구인 숙자가 아들곁으로 이사 할 생각을 털어놓습니다. 화자가 영도할매 귀신이 괴롭히면 어떻게 하냐며 육십년을 살았는데 봐주지 않겠냐고 합니다. 
고향은 단지 태어난 장소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확인시켜 준 장소입니다. 그래서 떠난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재정의해야 하는 불편한 과정입니다. 숙자는 떠날 수 있는 나이에 도달했지만 아직 완전히 떠날 수 없는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 장면은 떠나는 사람을 공간 이동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삶의 기억와 정체성을 남기고 가는 사람, 장소와 시간, 공동체와의 관계를 끊는 불안을 감당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영화 전체에서 가장 깊고 복합적인 감정이 응축된 정서적 전환점은 엄마 화자의 "엄마, 교토에 가고 싶다."는 장면 입니다. 이북 출신 할머니와 짧은 대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 억눌러왔던 그리움, 말하지 못한 고향을 직면하게 되면서 비롯됩니다. 50년의 침묵이 녹아내리는 장면입니다. 비로소 나도 한때는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고향을 가졌던 사람이었다는 자기 회복의 선언입니다. 여성의 목소리로 자기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의 윤리와 힘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교토에서 온 편지를 따라 세 딸과 엄마는 교토에 도착해 평생 입 밖에 꺼내지 못했던 이름을 마침내 목놓아 불러봅니다.
"오까상" 
평생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잊지 않으려고 더 애써 외면했던 그 존재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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