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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세이54

연대 사이의 응시는 누구의 시선인가? 넷플릭스 심리드라마 <자백의 대가> 연대는 내 삶의 영역에 타인을 정중히 받아들이고 고통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윤리적 태도입니다. 이 드라마는 모은과 윤수의 연대 사이에 응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라면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범죄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심리 드라마입니다. 자백의 대가의 장르 규정형식적 정체성형식: OTT 드라마회차: 12부작공개 방식: 넷플릭스 시리즈즉, 한 번에 소비되는 영화적 완결물은 아닙니다. 대신 분절과 반복, 지연과 축적을 전제로 한 이야기 구조를 갖습니다. 장르적 성격이 작품은 한 가지 장르로는 잡히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익숙하지만, 속으로는 계속 미끄러집니다.기본 장르: 범죄 스릴러핵심 톤: 심리 드라마하위 장르: 미스터리, 복수극정서적 결: 심리적 누아르범죄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심리 드라마입니다.. 2025. 12. 21.
아니마의 출현과 음악 플롯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가을이 문턱을 넘는 인생의 계절을 맞이한 남자, 만수의 무의식을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사건보다 정동을 먼저 보여주며, 아니마가 성숙해 가는 과정을 인물과 배치, 음악을 통해 정신분석적 구조로 펼쳐 보입니다. 처음과 끝, 왜 모차르트였을까.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는 이미 이 여정의 전부가 담겨 있습니다. 집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배롱나무, 직장에서 배달된 퇴직 선물 장어, 아이들과 아내의 웃음, 그리고 흐르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악장. 이 모든 요소는 평온한 일상의 이미지로 연결되지만, 그 고요는 어딘가 불안하게 빛납니다. 배롱나무는 만수의 심장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껍질이 벗겨져 근육질의 속살을 드러내는 나무결은 단단함을 상징합니다. 감독이.. 2025. 10. 12.
모성의 부재와 부채 모티브로 읽는 영화 <사도> 뒤주의 어둠이 비워 둔 칸은 모성이다. 그 빈칸에서 영조의 강박은 규범이 되고, 사도의 광증은 일탈로 명명된다. 정조는 그 상흔을 의례로 조직한다. 회갑, 부채, 춤—상실이 형식을 얻는 순간. 이 글은 그 빈칸이 어떻게 세대와 제도를 관통해 비극의 문법이 되는지를, 장면의 이미지와 구조의 언어로 함께 더듬어본다. 임오화변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 영화는, 부자의 오해가 아니라 제도의 결핍을 말합니다. 치밀한 고증은 사실의 외곽을 세우고, 그 안에서 영조의 강박과 사도의 불안은 ‘모성의 부재’라는 빈자리를 따라 증식하지요. 정조의 승화 역시 그 빈자리의 다른 이름입니다. 우리는 권력의 기록을 보면서 동시에 삭제된 사랑의 자리를 보게 됩니다.첫 날 영화의 오프닝은 인물보다 소리가 먼저 도착합니다. 북과 꽹과리.. 2025. 9. 25.
자기반영성 영화<트루먼 쇼> 아니마가 이끄는 자각의 여정 〈트루먼 쇼〉를 처음 보았을 때,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내 삶은 진짜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미리 짜여진 각본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은근히 스며들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한 남자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시대의 현실과 환상, 자유와 통제의 문제를 정면으로 드러냅니다.트루먼의 세계는 거대한 세트장 안에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품는 작은 의심과 갈망은, 우리 또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내가 선택한 삶인가’라는 물음을 환기시킵니다. 시뮬라크르와 현실의 경계,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긴장은 철학적 사유로 이어지고, 결국 이 작품은 개인이 어떻게 자기 삶의 진실에 도달하는가를 묻는 실존적 드라마로 다가옵니다. 영화 정보제목.. 2025. 9. 16.
영화<경주>의 사운드와 불교적 공(空): 여섯 사운드 구분의 전복을 통한 자기반영적 체험 영화 를 보던 어느 순간, 소리에 사로잡혔습니다. 카메라는 고정된 채 인물은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는데, 그들의 대사는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빈 화면과 또렷한 목소리 사이의 어긋남은, 보이지 않음 속에서 오히려 존재가 더욱 두드러지는 역설처럼 느껴졌습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서로를 비추는 순간이었습니다.하지만 이 체험을 글로 표현하려니 막막했습니다. 감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밖에서 들리는 이 소리는 무엇일까?” 그 작은 물음은 오프스크린이라는 영화 사운드를 경험하는 길로 이끌었습니다. 사운드의 구분은 관객이 어떻게 이야기를 듣고, 어떤 감정을 받아들이며, 어떤 깨달음을 체험하는지를 보여주는 열쇠였습니다.이 글은 그 체험의 기.. 2025.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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