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조리원으로 일해온지 10년이 넘었습니다. 하루 종일 주방에서 음식을 다루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했습니다. 배고픈 요리사인 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하여 오랜만에 배부른 소확행을 누렸습니다.
서운함의 내 욕구는 무엇인가
아침 출근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조식, 중식, 석식을 준비하고 세팅하여 배식하는 요양원의 조리원으로 3년간 근무했습니다. 내가 한 음식에 대한 평가가 좋은 날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반대로 간을 못 맞추거나 실수하여 지적을 받으면 허기가 집니다. 조리원으로 일하는 동안 이러나 저러나 늘 배고픈 요리사로 살았습니다. 하루 종일 주방에서 식자재를 다루다보니 퇴근후에 집에 돌아오면 주방을 쳐다보기도 싫답니다. 저녁 세팅 빨리 마치고 대충 떼우기식으로 식사를 하고 퇴근 후에는 걸었습니다. 약 2시간 가량 장안문으로 팔달산 서장대까지 올라 숨을 돌리고 내려옵니다. 더운 여름철 땀을 흠뻑 내면 오히려 시원해지는 기분은 편도체가 안정되어서일겁니다.
유난히 먹는데 서운함을 자주 느끼는 저의 욕구는 무엇일까요?
오늘처럼 뜨거웠던 어느 여름날 주방을 탈출하여 마음은 뜀박질로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온 몸을 통증을 종아리에 모래주머니처럼 달고 걸었습니다. 팔달산 중턱 약수터에서 물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계단을 오릅니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다보면 그제서야 마음안에서 아우성치던 소리들이 잠잠해집니다. 누군가의 험담에 힘겨운 일을 겨우 마치고 도망치듯 빠져 나온 일터에서의 소리들을 땀으로 배출합니다.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반장이 아이스크림을 먹자는 말이 들렸습니다.
"아니, 내가 퇴근하니까 지들끼리만 먹는거야!" 급우울이 마음에 물을 들입니다. 이 감정의 이름을 찾아 빨리 해소해야한다는 마음의 소리를 듣습니다. 서운함인지 섭섭함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서운함은 마음이 모자라 아쉽거나 섭섭한 느낌이 있다라고 사전적으로 설명하고, 섭섭함은 기대에 어그러져 마음이 서운하거나 불만스럽다라고 기술합니다. 그렇다면 그날의 마음은 서운함이라기보다 섭섭함에 가까웠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나만 빼고 먹는다는 느낌은 함께 먹을 줄 알았던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립국어원의 질문의 답변에 의하면, 섭섭함은 내적 감정으로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으로 인해 후회하고 불쾌감을 느끼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서운함이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상황 때문에 상처받아 우울함을 느낄 때 사용한다면 섭섭함은 그보다 더 깊숙히 자의식이 반영된 감정이란 뜻이겠지요.
섭섭함은 감정의 화살이 내 쪽으로 향합니다. "내가 그동안 쌓아온 마음이 헛되었나?" 이런 관계에 대한 질문이 내 안에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누군가에게 말할 때도 "너한테 서운했어" 보다는 "너한테 섭섭했어" 가 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섭섭함은 말ㄹ 꺼내지면 약간의 서운함보다 훨씬 관계의 깊이를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날의 감정이 서운함보다 깊은 자의식이 반영된 감정이란 걸 알았으니 감정의 뿌리를 돌아봐야 했습니다. 섭섭함엔 함께 일했는데 나만 뺀 것 같다는 소외감, 내가 불편한 존재였나?하는 의심, 내가 뭘 잘못했나하는 자괴감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이런 감정을 느끼적이 자주 있었음이 떠올랐습니다. 정직원들끼리 초쿄파이를 나눠 먹으면서 나만 안 주었을 때도 기억이 났습니다. 더 거슬러 가면 이른 봄 새 김치를 했다면서 나는 묵은 김치를 주고, 며느리에게는 새 김치를 주는 이모님. 그렇게 더 깊이 들어가니 외갓집에서 홀대 받는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너 거기 있었구나!"
아이스크림을 나만 빼고 먹는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서운함은 소속되고 싶은 욕구, 존중받고 싶은 욕구, 공평하게 대접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내면의 아이의 욕구는 서운함의 욕구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관계의 부재에서 오는 감정을 밀어 올린 것이었습니다. 관계 안에서만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아이는 섭섭함을 느꼈던 것입니다. 아이는 뭔가 잘해서, 착해서, 도움이 되어서가 아니라 그냥 나이기 때문에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투명인간처럼 무시당했다는 감각은 깊은 상처에 더 진하게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때
새벽에 용서를 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를 문 닫게 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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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 채 외면했던 내 마음들에게
불현듯 우울의 옷을 입은 마음이 알아봐달라고 두드릴 때 시집을 한 권 들고 가는 나만의 케렌시아가 있습니다. 우울은 안개 낀 숲을 걷는 것만큼이나 마음이 위험한 상태입니다. 비를 머금은 마음 숲 속에 슬픔이를 데리고 와서 헤집어 놓습니다. 우울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올라오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잠시 돌봐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죽음을 맞닥뜨린 인간의 감정 단계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제안한 [죽음과 죽어감]이라는 저서에서 정리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원래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겪는 심리적 과정을 설명한 것이지만,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는 유가족이나 이별, 상실, 충격 등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서운함과 섭섭함은 결국 외적 감정인가, 내적 감정인가에 차이가 있습니다.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다기보다 나만 뺐다는데 감정의 핵심이 기울어진 것은 관계의 부재에서 오는 내적 감정입니다. 그 뿌리는 어린날의 상처 받은 내면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는 수시로 우울로 신호를 보내옵니다. 이 아이는 처음엔 화가 많아서 불쑥 분노로 자신의 존재를 표출했습니다. 이 아이의 감정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상실의 감정 5단계를 따라 변화해오고 있습니다.
부정 - 분노 - 협상 - 우울 - 수용의 단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부정(Denial) | “설마 나일 리 없어.” |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첫 반응. | ||
충격이 너무 커서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부정함. | ||
2단계 | 분노(Anger) | “왜 하필 나야?” |
억울함, 세상에 대한 원망. | ||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며 타인을 향해 화를 내기도 함. | ||
3단계 | 협상(Bargaining) | “제발 한 번만 더 살게 해 주세요.” |
신이나 운명과 거래하려는 마음. | ||
“조금만 더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게요”라는 식의 내면적 협상. | ||
4단계 | 우울(Depression) | “이제 다 끝났어…” |
현실을 점점 받아들이며 오는 깊은 슬픔. | ||
무기력, 절망감, 고독함이 몰려옴. | ||
5단계 | 수용(Acceptance) | “그래, 이제 받아들여야지.” |
죽음을, 상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상태. | ||
슬픔은 여전히 있지만, 마음이 조용해짐. 내적 평화에 이르는 순간. |
이 감정의 단계들이 고정된 순서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단계에서 오래 머물기도 했고, 어떤 감정은 반복되거나 교차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현실을 받아들이다가도 어느 날 문득 다시 "왜 하필 나야?" 하고 분노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때론 협상과 우울이 겹쳐지기도 하고요. 이 상실의 5단계 감정들은 선형적인 코스가 아니라 하나의 감정의 원형, 마음의 파동처럼 오고 갑니다.
분노의 단계에서는 수원화성의 동북포루의 해질녘을 보러 나갑니다. 언덕을 오르다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고 마음과 협상하는 단계로 오르기에 알맞은 장소입니다. 협상을 하고나면 문득 우울이 찾아오고 고급진 음식을 먹으면 효과가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관계의 배고픔을 채워주면 상실을 받아들이는데 힘이 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나, 파스타를 먹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도 이런거 먹는다하는 기분이랄까.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으로 연결감을 느꼈습니다.
어떤 슬픔이나 상실의 감정에서 비롯된 섭섭함으로 시작한 이 글의 주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한 후기입니다. 소비쿠폰을 첫 날 신청해서 다음날 입금되었습니다. 지난 코로나 때 나온 지원금은 모두 기부해서 한 번도 이런 기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당당한 기분이었고 소비를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얼른 쓰고 싶었습니다. 빠듯한 수입이고 절제 하고 살아야하는 편이라 소비를 하면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와중에 뜻깊은 일에 참여하니 연결감도 느껴졌습니다. 기부를 하고 타인을 위한 이타적 행위를 하고도 느끼지 못한 연결감은 내 안의 아이와 연결되지 못해서였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하기 위해 매일 걸으며 지나치는 '장도락'으로 갔습니다. 유튜브 촬영을 위해 카메라도 설치하고 내 안의 아이를 불러냈습니다.
"아이야, 상실의 감정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지나야 할 마음의 강이란다.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가만히 손을 꼭 쥐기도 하면서 건너는 거란다. "
부정
"나는 괜찮아."
"그 정도 일로 뭘 그래."
이 시기엔 내면아이의 상처를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도리어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강한 척하거나, 무시하곤 합니다. 섭섭함은 이때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예 감정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분노
"왜 나만 항상 참고 살아야 했어?"
"왜 아무도 몰라줘?"
감정의 뚜껑이 열리는 시기입니다. 내면아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드러냅니다. 여기서 터져 나오는 건 화, 질투, 원망 같은 감정입니다. 하지만 이 분노 속에도 미묘하게 섭섭함이 섞여 있습니다. 그 섭섭함은 말하자면 눈물 섞인 분노입니다. "나 정말 속상했어, 너무 외로웠어." 하지만 그 말을 직접 하지 못해서 분노로 바뀌는 겁니다.
협상
"내가 더 잘했으면 사랑받았을까?"
"앞으로는 착하게만 살면 되겠지?"
"나는 그냥, 그때 엄마가 안아줬으면 좋겠었어."
"나도 칭찬 한 번 듣고 싶었어."
"그때 나를 좀 지켜줬으면 좋았잖아..."
이 시기엔 과거를 되돌리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스스로를 탓하거나 부모나 환경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하면서 어딘가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합니다. 섭섭함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시기가 바로 이곳입니다. 왜냐하면 이때 진짜 말하고 싶은 속마음이 슬며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말들은 모두 섭섭함의 언어입니다. 그 안에는 사랑받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욕구가 담겨 있습니다.
우울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야... 아무 소용없어."
"그냥 이렇게 살다 가는 거지.."
섭섭함이 말해지지 않고 눌려 있다면 그 감정은 침잠된 우울로 이어집니다. 눈물도 흐르지 않고 감정이 무뎌지고 슬픔조차 익숙한 공기처럼 되어버립니다.
수용
"그 아이는 상처받았지만, 지금의 내가 그걸 알아."
"그때의 감정도 다 내 일부야. 나를 돌봐줄 수 있어."
이 시기엔 섭섭함도, 분노도, 슬픔도 모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집니다. 그 감정들을 이제는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그럴 수 있었겠구나"하고 품을 수 있게 됩니다.
나의 섭섭함이 가장 짙게 자리한 곳은 바로 3단계 협상의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의 섭섭함은 마음속 아이가 이렇게 속삭이는 것입니다.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착했으면 사랑받았을까?"
"혹시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그들이 나를 안 데려간 걸까?"
"나도 아이스크림 먹고 싶었는데.."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놓이지 않기를 바라는 그 간절한 마음이 섭섭함이라는 이름으로 피어났던 겁니다.
"너의 섭섭함 그건 사랑받고 싶어서 생긴 감정이야. 혼자 꾹 참으며 울먹였던 시간들, 이제는 너의 어른인 내가 옆에 있어. 네 마음 내가 들었어. 그리고 너는 아무 잘못도 없었어."
아이와 연결된 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하는 국민들과 연결감을 느낍니다. SNS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후기를 보면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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